"어렸을 적, 아버지는... 여름이나, 겨울이나 상관 없이 새벽 6시면 되면 쪽방 살이하던 손에 닿지 않는 높이의 문을 열어 재쳤다. '일어나라' 한마디면 충분했다. 기억이 게으른 건, 아마도 그때가 여름 방항, 겨울 방학이라, 늘어지던 잠을 잘라내야 하는 괴로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학교 다니던 나날들엔 5시50분엔 죽으나 사나 학교를 가기 위해 일어나야 했기 때문이다. "
"그 덕에 나이가 들어도 4시반, 5시엔 매일 일어나는 루틴이 바탕이 잡혔지만, 난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야, 내가 받은 것이 작지 않았음을 았다. 아직도 게으른 기억 속에서 아버지께 의미없는 보이지 않는 감사를 드릴 뿐이다."
언젠가 한 번은 내 생각을 정리한 조.승연 작가의 '강려크한 메세지'를 공유하고 싶었고, 여름 방학이 다가오는 요즘 그.를 떠올리며 몇 자 필부의 생각을 나눠본다.
작가 조승연의 문장 하나가 며칠째 머릿속을 맴돈다.
복잡한 자기계발서 수십 권을 한 문장으로 꿰뚫는 듯한 날카로움. 그것은 바로 이것이다.
“안 해야 하는 걸 안 하기, 해야 하는 걸 하기, 그리고 이 두 가지를 어떤 기분이어도 하기.”
이 문장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잠시 숨을 멈췄다. 더하고, 채우고, 열정을 불태우라 외치는 세상 속에서, 이토록 건조하고 단순한 진리가 오히려 더 큰 울림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순히 '성실해라'는 훈계가 아니다. 감정과 변덕에 휘둘리는 아마추어의 세계를 떠나, 시스템과 원칙으로 움직이는 프로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장권처럼 느껴졌다.
오늘은 이 담백한 문장이 내게 던진 메시지, ‘루틴의 본질’에 대해 기록해두려 한다.
1. 첫 번째 규율: ‘안 해야 하는 걸 안 하기’
우리는 ‘해야 할 일’의 목록(To-do list)은 열심히 만들지만, ‘하지 말아야 할 일’의 목록(Not-to-do list)에는 소홀하다.
조승연 작가가 첫 번째로 ‘안 하기’를, 그것도 **‘안 해야 하는 걸 안 하기’**를 꼽은 이유는 명확하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지 말라는 것이다.
생산성을 높이고자 아침 일찍 일어나도, 그 시간마저 스마트폰 속 가십거리나 의미 없는 영상으로 채운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집중이 필요한 순간에 울리는 불필요한 알림, 나의 목표와 무관한 갑작스러운 약속, 내면을 좀먹는 타인과의 무익한 논쟁. 이것들이 바로 우리가 적극적으로 ‘안 해야 할 것’들이다.
나 역시, 새벽에 일어나 뜨거운 물에 찬 물을 넣어 마시다가, 요즘은 소금물을 시작했지만, 일어나 무조건 샤워실로 달려가 머릿속에 물을 쏟아 부으며, 다시 침대로 들어가려는 내 생각을 원천 봉쇄 시킨 기억의 두께가 꽤 된다.
이것은 소극적 회피가 아닌 적극적인 방어다. 나의 시간과 정신이라는 영토를 지키기 위한 능동적인 철옹성을 쌓는 행위다. 무엇이 나의 집중력을 흩트리고 에너지를 빼앗는가? 그것을 명확히 규정하고 의식적으로 거부할 때, 비로소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땅이 확보된다.
2. 두 번째 규율: ‘해야 하는 걸 하기’
땅이 확보되었다면, 이제 씨앗을 심어야 한다. ‘해야 하는 걸 하기’라는 말은 단순하지만, 여기에는 어떠한 변명도, 조건도 달려있지 않다.
‘완벽하게’, ‘열정적으로’, ‘기분이 좋을 때’ 하라는 말이 아니다. 그저 **‘하라’**는 것이다.
이는 행동의 본질로 돌아가라는 명령이다.
우리는 종종 행동 그 자체보다 행동을 둘러싼 감정과 환경에 더 집착한다. ‘최고의 컨디션이 아니어서’,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서’라는 핑계 뒤로 숨는다.
하지만 글을 써야 하는 작가는 영감이 없어도 컴퓨터 앞에 앉고, 운동선수는 몸이 무거워도 정해진 훈련을 한다. 그들은 ‘해야 하는 일’을 감정의 영역이 아닌 의무의 영역에 둔다.
‘해야 하는 걸 하기’는 거창한 의지가 필요하지 않다. 그저 책상 위의 책 첫 페이지를 넘기는 것, 운동화 끈을 묶는 것, 노트북을 켜고 빈 문서 파일을 여는 것이다. 이 기계적인 첫 행동이 모든 변명을 잠재우고 우리를 ‘하는 상태’로 전환시킨다.
3. 마지막 경지: ‘어떤 기분이어도 하기’
앞의 두 가지가 ‘전략’이라면, 이것은 그 전략을 지탱하는 **‘정신’**이다.
그리고 이 세 번째 규율이야말로 우리 대부분이 실패하는 지점이다.
기분. 의욕, 설렘, 좌절, 피로, 권태… 우리의 내면은 하루에도 몇 번씩 궂은비와 폭풍우, 화창한 햇살을 오간다. 이 변화무쌍한 감정의 날씨에 나의 행동을 연동시키는 한, 우리는 영원히 꾸준함의 영역에 닿을 수 없다.
조승연 작가가 말한 이 경지는 나의 감정과 행동을 분리하는 훈련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피곤한 나’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10페이지를 읽는 나’를 별개의 존재로 인식하는 것이다.
내 안의 변덕스러운 어린아이의 투정(‘하기 싫어!’)을 그저 알아차려 주되, 그 아이에게 행동의 결정권을 넘기지 않는 어른의 태도다.
어떤 20대 날 300,000페이지를 읽자는 결정을 했을 때, '읽어 재끼는 일'을 extremly하게 했어야 했다.
그것이 해내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에...아무리 24시간을 내가 읽어 내는 속도를 계산해도 무식하게 해 내는 것 밖에 없었다.
그걸, 조.승연 작가는 설파하여 강력한 문장으로 만들었고, 무척 공감이 되었다.
이것은 감정을 억압하는 냉혈한이 되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나의 감정을 존중하기에, 그 감정의 기복에 내 인생의 중요한 약속이 망가지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강력한 자기 존중의 표현이다. 루틴은 이럴 때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생각이나 감정이 끼어들기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
나.를 위한: 최소한의 시스템
조승연 작가의 문장은 결국 ‘어떻게 나를 통제하고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로드맵이다.
- 방어(Defense): 안 해야 할 것을 안 함으로써 나의 자원을 지킨다.
- 공격(Offense): 해야 할 것을 군말 없이 실행한다.
- 지속(Sustainability): 어떤 기분에도 이 두 가지를 해냄으로써 시스템을 유지한다.
이 세 가지가 맞물려 돌아갈 때, 우리의 하루는 더 이상 감정의 파도에 떠밀려 다니는 돛단배가 아니라, 스스로 정한 항로를 묵묵히 나아가는 엔진을 단 함선이 되지 않을까? 비록 지금은 종이배.처럼 떠다닌다 하더라도 말이다.
오늘 나는 무엇을 ‘안 하고’, 무엇을 ‘하며’, 나의 어떤 기분과 타협하지 않을 것인가.
이 날카로운 문장을 길잡이 삼아, 다시 나.를 들여다 보며, 나의 그.를 떠올리며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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